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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캐피탈 아카이브 1989-2001>를 통해보는 예술, 혹은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단상

<포스트캐피탈 아카이브 1989-2001>를 통해보는
예술, 혹은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단상

글  신보슬, designdb



그림 2. ‘포스트캐피탈 이미지 연대표'의 토탈미술관 전시 전경, 연대표는 전시장의 1층 입구에서부터 시작해 지하 전시 공간까지 길게 설치되어 있다. photo by Hans D. Christ

전시의 한 모듈인 ‘포스트캐피탈 이미지 연대표()'는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준다. ‘이미지 연대표'는 무려 100여 개가 넘는 이미지들로 구성된다. 타임라인은 남아프리카의 ‘케이프 타운(Cape Town)' 신문에 났던 이미지에서 가져왔는데, 첫 번째 이미지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날인 1989년 11월 8일 수요일의 이미지이고, 마지막 이미지는 911사태가 벌어지기 전날인 년 9월10일 월요일의 뉴욕 이미지이다. 그리고 신문 하단에는 이런 메시지가 써 있다. “세상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도 있으니, 깊이 있는 정보가 담긴 이 신문을 절대 빼먹지 마세요”라고. 그뿐 아니다. 911의 상징처럼 된 불타는 쌍둥이 빌딩의 건물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레고(Lego)는 말한다. “다시 짓자(rebuild it)” 라고. 그런가 하면 공산주의 뮤지엄(Communism Museum)에서 가져온 미술관 홍보 포스터의 칼 막스(Karl Marx)는 위대한 사상가의 모습이 아니라 옆집 할아버지 같은 내복차림에 발톱을 깎고 있고, 그 아래 “역사와 좀 더 가까워지세요”라는 슬로건이 쓰여있다. 스페인 76대 총리를 지낸 우파의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José María Aznar)의 얼굴과 모핑(morphing) 된 체 게바라(Che Guevara)의 얼굴은 컨버스(Converse) 운동화 광고로 쓰였고, 서핑보드를 든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의 모습 아래에는 “당신이 떠벌려 이야기하지만 않는다면, 인생이 좀 더 편안해질 수도 있습니다”라고 쓰여있다. 피로 만들어진 미키마우스를 그리고 있는 유니세프의 광고포스터를 비롯해 언뜻 그냥 스쳐갈 수 있는 광고이미지들이지만, ‘이미지 연대표'에서 재구성된 이미지들은 관객의 발걸음을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그림 3.  ‘포스트캐피탈 이미지 연대표' 중, 911과 연계한 레고의 광고 이미지, contents


그림 4. ‘포스트캐피탈 이미지 연대표' 중, 체 게바라와 칼 막스의 이미지, creative commons contents


그림 5. ‘포스트캐피탈 이미지 연대표' 중, 피로 만들어진 미키마우스의 이미지, creative commons contents

이 프로젝트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지점은 오픈 아카이브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진뿐 아니라, 전시되어 있는 모든 자료는 인터넷에서 가져왔다. 작가는 10여 년이 넘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수집한 모든 자료를 관객들에게 공개했다. 공개했을 뿐 아니라, 관객들이 자유롭게 아카이브를 확장시키고 재배열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전시가 거듭될수록 자료의 양은 더욱 방대해진다. 실제로 처음 프로젝트를 접한 관객들은 자신의 외장하드에 모든 자료를 다운받기를 주저한다. 저작권이니 뭐니 하는 것들로 괜스레 분란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조심한다. 하지만 작가의 프로젝트 안에서 이것은 보장될 수 있으며, 이미 독일에서는 그에 관해 변호사와도 논의하고 문제없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www.postcapital.org


신보슬_큐레이터

10년도 넘게 미디어아트라는 녀석과 부대끼며 살았다. 그 사이 많은 전시와 작품을 만나며, 일상에 많은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해왔다. 이제 차곡차곡 쌓인 그 신나고 즐거운 경험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도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미디어아트라는 것이 테크놀로지에 매료된 몇몇 괴짜들의 장난감이 아니라, 기술과 예술, 나아가 사람이 더불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각성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An artist who uses irony and presentation strategies that employ new communication technologies to question the democratic and equalitarian promises of these media and criticise the desire for control lying behind their apparent transparency. Based on the confirmation that new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are transforming our everyday life, Daniel G. Andújar created a fiction (Technologies To The People, 1996) designed to make us increase our awareness of the reality around us and of the deception in promises of free choice that are converted, irremissibly, into new forms of control and inequality. A long-time member of i rational.org (international reference point for art on the web) and founder of Technologies To The People , he is the creator of numerous projects on the Internet such as art-net-dortmund, e-barcelona.org, e-valencia.org, e-seoul.org, e-wac.org, e-sevilla.org, Materiales de artista, etc. He has directed numerous workshops for artists and social collectives in different coun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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